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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주민수당, 약속은 언제 지켜질 것인가

기사입력 2026-07-21 08:53 수정 2026-07-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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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 농촌주민수당 지원 조례안이 결국 보류됐다.
 


주민 청원으로 시작된 조례안은 지난 20일 홍천군의회 제372회 임시회 조례심사특별위원회에 상정됐지만 결론은 추가 검토였다. 더욱이 처리 시한조차 정하지 않은 채 무기한 보류를 선택했다.

 

의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충분한 검토를 거쳐 오는 9월 임시회에서 처리하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시행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한을 정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헛된 기대만 심어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정선군 사례를 들어 주소지만 이전하는 부작용과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업 유치와 관광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번 논의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검토만 있고 책임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농촌주민수당은 갑자기 등장한 정책이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홍천군의 핵심 이슈였고 당시 신영재 군수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즉시 시행하겠다"고 군민들에게 약속했다.

 

공약은 선거를 위한 구호가 아니다. 당선 이후에는 실행 계획으로 이어져야 하고 시행이 어렵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행정의 책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집행부가 보여준 모습은 어떠한가. 재정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도 단계별 추진 계획도 시행 시기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공약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의회 역시 자유롭지 않다. 주민 청원으로 제출된 조례안을 심의하면서 찬반 논쟁 끝에 추후 검토라는 결론만 내렸다.

 

심의는 했지만 방향은 제시하지 못했고 언제 다시 논의할 것인지조차 정하지 않았다. 이런 결정은 신중함이라기보다 책임을 뒤로 미룬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더욱이 일부 의원들이 대안으로 제시한 기업 유치와 관광 활성화는 결국 현 집행부를 향한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지난 수년간 기업 유치와 관광 활성화에서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는가. 지역경제를 살릴 새로운 성장동력이 충분히 마련됐는가.

 

그 성과가 뚜렷했다면 지금 농촌주민수당을 둘러싼 논란도 조금은 다른 양상이었을 것이다.

 

물론 농촌주민수당은 단순한 현금 지원 정책이 아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재정 여건과 형평성, 지속 가능성까지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지방소멸 대응이라는 정책 목적에 실제 효과가 있는지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검토는 결정을 미루기 위한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지급이 아니다.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한다면 언제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명확한 답을 요구하는 것이다.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만약 즉시 시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군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신뢰는 거창한 정책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약속한 것을 약속한 대로 실천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번 조례안 보류가 또 하나의 시간 끌기로 끝난다면 군민들은 농촌주민수당보다 정치와 행정에 대한 신뢰를 먼저 잃게 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검토가 아니라 결단과 실행이다.

 

김정윤 기자 (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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