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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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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문화원장, 표 싸움으로 뽑을 자리인가

기사입력 2026-08-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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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문화원장 선출을 앞두고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문화원장이 정말 선거에서 이겨야 하는 자리인가.

문화원은 정당도 아니고 정치조직도 아니다. 이권을 놓고 다투는 단체도 아니다홍천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 지역의 문화유산을 발굴하며, 후세에 홍천의 정신을 물려주는 곳이다.

 

그런 문화원의 수장을 뽑으면서 또다시 누가 더 많은 표를 확보하느냐는 경쟁에 매몰된다면 과연 문화원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맞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문화원장 자리가 표를 많이 모으는 사람의 전리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화원장 선거가 정치판을 닮아서는 안 된다

선거는 경쟁을 전제로 한다후보자는 자신의 지지세력을 모으고 표를 계산하고 사람을 만나고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게 된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사람은 자연스럽게 편으로 나뉜다.

 

문제는 문화원장 선거에서 그렇게 갈라진 사람들이 선거가 끝난 뒤에도 계속 얼굴을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승자는 기뻐하고 패자는 승복하면 끝나는 일반적인 선거와 다르다.

 

문화원에서는 선거가 끝난 다음 날부터 다시 함께 문화사업을 해야 한다. 같은 행사장에 서야 하고 같은 지역문화 발전을 논의해야 하며, 서로 협력해야 한다.

 

그런데 선거 과정에서 생긴 감정과 갈등이 남는다면 누가 피해를 보는가. 결국 홍천문화원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홍천의 문화가 피해를 본다.

 

문화원장에게 필요한 것은 표가 아니라 신뢰다

문화원장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조직을 움직이는 정치력이 아니다. 선거에서 승리하는 기술도 아니다. 신뢰다.

 

지역의 원로를 존중하고 젊은 문화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아우르며, 자신의 이해관계보다 홍천문화의 미래를 앞세울 수 있어야 한다.

 

문화원장은 특정 계파의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정 단체의 대표도 아니며, 특정 지역의 대표도 아니다. 홍천문화 전체의 대표여야 한다.

 

그렇다면 선출 과정 역시 그 취지에 맞아야 한다.

 

이제는 경쟁보다 추대를 고민해야 한다

추대라고 해서 비민주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추대라면 경쟁 선거보다 훨씬 어렵고 까다로운 과정이 필요하다.

 

문화원 회원들이 후보자의 경력과 문화적 역량, 지역사회 활동, 향토문화에 대한 이해, 도덕성과 리더십을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그리고 충분한 토론과 의견수렴을 거쳐 이 사람이 홍천문화원을 대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추대다.

 

누군가 뒤에서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을 함께 찾아내는 과정이다.

 

누가 이길 것인가에 매달리는 순간 문화원은 본질을 잃는다

문화원장 선거가 지나치게 경쟁 중심으로 흐르면 어느 순간부터 후보자의 문화적 역량보다 조직과 인맥이 중요해질 수 있다.

 

누가 더 많은 사람을 동원할 수 있는가. 누가 더 많은 지지를 확보했는가누가 어느 조직과 가까운가이런 것들이 판단의 기준이 된다면 문화원장 선출은 본래의 목적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문화원장 선출이 정치판을 닮아가는 순간 문화원은 문화보다 정치가 앞서는 조직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그것은 홍천문화원의 품격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홍천은 이제 승자를 만들 필요가 없다

홍천문화원에 필요한 것은 선거에서 승리한 원장이 아니다. 선거가 끝난 뒤 패자까지 품을 수 있는 원장이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과도 손잡을 수 있는 사람, 서로 다른 목소리를 조율할 수 있는 사람, 과거의 갈등을 내려놓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라면 선거에서 51%의 지지를 얻는 것보다 100%에 가까운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차기 문화원장 선출을 앞두고 홍천문화원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선거운동의 방법이 아니라 문화원장 선출 방식 자체에 대한 성찰이다.

 

문화원장은 자리가 아니라 책임이다

문화원장이라는 자리는 명예를 얻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더 많은 책임을 짊어지는 자리다홍천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지켜야 하고 지역문화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며, 세대와 지역을 연결해야 한다.

 

그런 자리에 개인적인 욕심이나 조직 간 경쟁이 앞서서는 안 된다. 문화원장이 누구의 사람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홍천문화의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문화원장 선출 역시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세력이 갈리는 방식보다 홍천문화 전체가 하나의 방향으로 모일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제 결단해야 한다

홍천문화원이 진정 지역문화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경쟁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경쟁이 발전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때로는 경쟁보다 합의가 필요하고 승리보다 통합이 중요하다. 문화원장 선출이 바로 그런 경우다.

 

홍천문화원의 미래를 놓고 또다시 사람을 둘로 갈라놓을 것인가. 아니면 서로의 손을 잡고 가장 적합한 한 사람을 함께 추대할 것인가. 이제 선택해야 한다.

 

문화원장은 표 싸움으로 차지하는 자리가 아니다. 홍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군민의 자긍심을 짊어지는 자리다. 그러기에 필요한 것은 선거의 승자가 아니라 홍천문화의 통합자.

 

홍천문화원이 이제라도 경쟁과 분열의 틀에서 벗어나 합의와 추대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홍천문화의 품격을 결정하는 것은 누가 원장이 되느냐만이 아니다. 그 원장을 어떻게 선택하느냐도 홍천문화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다.

 

김정윤 기자 (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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