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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거 때는 이렇게 약속했지만 현재는…

기사입력 2026-09-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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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홍천지역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저마다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인구감소를 막고 청년이 돌아오는 홍천, 지역경제를 살리고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홍천, 철도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홍천을 만들겠다는 약속이 쏟아졌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 3개월이 지난 현재 군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아직 크지 않다. 물론 취임 후 불과 100일 안팎이라는 점에서 공약의 성패를 지금 당장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특히 광역철도와 산업단지, 도시개발처럼 수년이 걸리는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문제는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는 약속이 실제 사업계획과 예산으로 얼마나 구체화되고 있느냐이다.

 

신영재 군수, 219개에서 148개로이제는 실행력이 관건

신영재 군수는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 홍천 미래형 융합도시 국가항체클러스터 바이오 허브도시 홍천형 농기계·농자재 산업 육성 도심 재정비 및 미니 뉴타운 농촌 기본소득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홍천군은 공약사항을 세부적으로 검토해 당초 219개 과제를 분류하고 통합·조정 과정을 거쳐 148개 세부 공약으로 체계화했다. 공약을 구체적인 행정과제로 정리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군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공약 숫자가 아니다. 그래서 언제 시작하는가 얼마가 들어가는가 군비는 얼마나 투입되는가 주민들이 언제부터 혜택을 받는가가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농촌 기본소득은 신영재 군수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지만 아직 실제 지급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지급 대상과 규모, 재원 마련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농촌지역 주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정책 검토가 아니라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소득이다.

 

용문~홍천 광역철도조기 착공 약속은 어디까지 왔나

홍천의 미래를 좌우할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는 용문~홍천 광역철도다. 신영재 군수는 선거 과정에서 철도를 중심으로 수도권과 연결되는 미래형 융합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철도가 들어오면 홍천은 단순한 농촌지역을 넘어 수도권 배후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철도사업은 홍천군만의 의지로 결정되는 사업이 아니다. 국가와 강원특별자치도, 관계기관의 협의와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군수의 공약 이행 여부를 평가하려면 단순히 철도 추진 중이라는 행정 문구가 아니라 사업 일정, ·도비 확보, 실시설계, 착공 시점 등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공개해야 한다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추진한다는 선언의 반복이 아니라 착공까지 남은 절차와 예상 일정이다.

 

국가항체클러스터홍천의 미래산업인가, 구호에 그칠 것인가

바이오산업 역시 신영재 군수가 강조한 핵심 성장동력이다. 홍천국가항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연구·생산 기능을 확대해 홍천을 바이오 허브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홍천국가항체클러스터와 연계한 바이오 인재 양성 등 관련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여기서도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기업 몇 곳을 유치했는가보다 실제 일자리가 몇 개 만들어졌는가 지역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생겼는가가 더 중요하다.

 

바이오기업 유치라는 명분 아래 건물과 시설만 늘어나고 정작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다면 당초 공약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농기계·농자재 산업착수에서 산업으로 가야

농업 분야에서는 농기계와 농자재 산업을 새로운 지역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이 제시됐다. 현재 농업기계 순회 기술교육 확대 등 일부 사업은 실제로 시작됐다.

 

하지만 농기계 교육이나 농기계 지원만으로는 농기계 산업 육성이라는 공약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향후에는 관련 기업 유치와 생산·정비·유통 생태계 조성, 청년 일자리 창출까지 연결돼야 한다농업을 지원하는 행정에서 농업 자체가 산업이 되는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강원도의원과 군의원공약 이행 여부는 더 꼼꼼하게 따져야

홍천지역 강원도의원과 군의원들도 선거 당시 다양한 생활밀착형 공약을 제시했다. 스마트농업 확대, 농업인 지원, 생활SOC 확충, 관광자원 개발, 노인복지, 전통시장 활성화, 돌봄서비스 확대, 교육환경 개선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방의원들의 공약은 군수 공약과 평가 방식이 달라야 한다. 도의원과 군의원은 직접 사업을 집행하는 행정기관의 장이 아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들의 공약은 조례 발의 여부, 예산 확보 노력, 집행부에 대한 정책 요구, 지역 현안 해결 여부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특히, 군의원들이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각종 시설 건립이나 복지 확대 사업이 실제 군 예산에 반영됐는지는 앞으로 열릴 예산 심의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의원들의 공약 이행 여부는 말이 아니라 의정활동 기록과 예산서로 검증해야 한다.

 

공약 100일의 진짜 성적표는 예산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100일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2027년도 본예산이다.

 

공약을 실현하려면 결국 예산이 필요하다. 사업계획도 없고 예산도 없다면 아무리 좋은 공약이라도 구호에 머물 수밖에 없다. 반대로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중장기 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국·도비를 확보하며 필요한 조례와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면 충분히 추진 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홍천군민들이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한 공약 이행률 숫자가 아니다. 공약별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있는가 사업비는 얼마인가 국·도비는 확보됐는가 군비 부담은 얼마인가 언제 착공하는가 언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가 이 여섯 가지가 핵심이다.

 

선거 때의 약속, 이제는 행정의 성적표로

6·3 지방선거 당시 후보들은 홍천의 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감소를 막겠다고 했고 청년이 떠나지 않는 홍천을 만들겠다고 했다.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철도와 미래산업을 통해 홍천의 새로운 성장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그 약속을 실행에 옮길 시간이 시작됐다.

 

아직 100일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공약을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100일이 지나고 1년이 지나도 검토 중, 추진 중, 협의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정치인의 공약은 선거가 끝나는 순간 사라지는 구호가 아니라 임기 동안 군민이 요구할 수 있는 행정의 계약이다.

 

홍천군민들이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도 바로 이것이다. 선거 때는 무엇을 약속했는가 그리고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예산을 쓰고 있는가 결국 주민들의 삶은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가이다.

 

6·3 지방선거에서 선택받은 홍천 정치인들에게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공약이 아니다. 이미 약속한 공약을 얼마나 빠르고 충실하게 실행하느냐에 대한 답이다.

 

선거 때의 약속이 행정의 성과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또 하나의 선거용 구호로 남는지는 이제부터의 1년이 가르게 될 것이다.

 

김정윤 기자 (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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